이직 후 방문한 첫 도시, 샌프란시스코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 뒤 3주 만에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다.
한 달이 조금 지난 지금, 그 며칠을 다시 떠올려 보려고 한다. 대단한 여행기라기보다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 개인이 낯선 도시에서 느꼈던 감정에 가까운 기록이다.
입사 후 첫 1:1 미팅에서 새로운 곳에 와줘서 반갑다는 인사를 들었다. 그리고 곧 해외 일정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온 일정이었다.
13시간이 넘는 비행은 예상보다 짧게 느껴졌다.
일요일에 출발했는데, 다시 일요일에 도착했다. 시차 덕분에 하루를 번 것 같은 이상한 기분도 들었다.
공항에 도착해 일행과 함께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내가 상상하던 샌프란시스코와 조금 달랐다. 오래된 건물들, 낯선 거리, 흐린 공기. 분명 새로운 도시에 도착했는데, 마음이 바로 들뜨지는 않았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복도는 좁았고, 문을 열고 들어선 방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긴 비행 끝에 도착한 첫 공간이라 그런지, 작은 소리와 낯선 공기까지 더 크게 느껴졌다.
창밖에는 옆 건물의 옥상이 보였다. 낡은 콘크리트 바닥과 정리되지 않은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내가 정말 샌프란시스코에 온 걸까.
이 일정에 함께 온 사람들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
새로운 회사, 새로운 역할, 새로운 도시.
나 혼자 낯설어하는 것보다, 함께 온 사람들이 이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가 더 신경 쓰였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이번 출장이 단순히 새로운 도시를 방문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을 몸으로 익히는 시간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조금은 긴장했고, 조금은 어지러웠고, 조금은 낯설었다. 그래도 이 도시에서의 며칠이 나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지 궁금했다.
짐을 내려놓고, 샤워를 하러 화장실로 향했다.
긴 비행과 낯선 하루를 씻어내고 나면, 조금은 이곳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날 것 같았다.
지금 돌아보면, 샌프란시스코의 첫날은 어떤 대단한 장면보다 낯선 방 안의 공기와 창밖 풍경으로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직 후 처음 마주한 도시, 그리고 새로운 역할을 처음으로 실감했던 시간.
그날의 기억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낸 며칠을 조금씩 기록해 보려고 한다.